오늘은 배가 고파서 그냥 빵을 데워 먹었어요. 사실 원래는 저녁을 간단하게 해결하려고 했는데, 무언가 차려 먹기도 귀찮고 시간이 늦어져서 냉장고에 있던 빵이 눈에 들어왔어요. 가끔은 이렇게 아무 준비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게 최고죠. 빵을 꺼내서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우는 동안, 따뜻해지면서 퍼지는 그 고소한 냄새가 정말 좋더라고요.
사실 빵은 별다른 재료 없이도 충분히 맛있잖아요. 버터가 살짝 발린 부드러운 빵이었는데, 그냥 데웠을 뿐인데도 금방 구운 것처럼 촉촉하고 따뜻해졌어요. 갓 나온 빵처럼 손에 쥐었을 때 그 포근함이 전해지는 게 참 기분 좋았어요. 빵은 그런 점에서 참 신기한 음식인 것 같아요. 배고플 때 간단하게 먹기 좋고, 그 부드러운 식감과 따뜻한 향기 덕분에 위로도 되는 느낌이에요.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맛이 정말 좋았어요. 특별한 맛이랄 건 없었지만, 딱 지금 제게 필요한 그 맛이었어요. 배고픔을 채워주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고, 기분까지 편안해지는 그런 순간이었죠. 뭐랄까, 배고픈 속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느낌이랄까요? 그 부드러움 덕분에 너무 빨리 먹지도 않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었어요.
빵을 먹으면서 창밖을 잠깐 봤어요. 이미 어둠이 깔린 밤이라 바람이 좀 쌀쌀해 보였지만, 따뜻한 빵을 먹고 있으니 이상하게도 그 바람마저도 편안하게 느껴졌어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앉아서 빵 한 조각 먹는 게 별거 아닌 듯해도, 이런 소소한 순간들이 참 소중한 것 같아요. 특별한 음식이 아니더라도, 그 순간에 딱 맞는 무언가가 주는 만족감이 있잖아요.
결국 빵 한 조각으로 배를 채우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도 편안해졌어요. 너무 배불리 먹지도 않았고, 딱 적당히 배고픔을 달래고 나니 더 이상 뭔가 채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간단한 식사였지만, 오늘은 그게 충분했어요.